《씨름》 檀園 金弘道

북부대공|2026-07-28 20:34|조회 4|✏️ 수정됨 2026-07-28 20:34

18세기 후반 | 종이에 담채 | 27.0 × 22.7cm

LOLROWA 소장 (원본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잠시 대여 중)


작품해설

단원 김홍도가 남긴 이 풍속화는 오랫동안 조선 서민의 씨름판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화면 중앙에서 맞붙은 두 인물은 배도진과 권해성으로 비정된다.

화면은 완벽한 원형 구도를 이룬다. 중앙의 두 사람을 관중이 빙 둘러싸고 있는데, 이는 클랜원 전원이 두 사람의 점수판만 쳐다보고 있던 당시 상황을 사실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위쪽 무리와 아래쪽 무리로 나뉜 관중의 배치는 응원 진영의 분열을 암시하며, 몇몇은 이미 내기를 걸어놓은 표정이다.

주목할 점은 승부가 아직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원은 굳이 한쪽이 넘어간 순간이 아니라, 넘어갈 듯 말 듯한 그 찰나를 택했다. 오른쪽 인물의 일그러진 표정과 왼쪽 인물의 안간힘은 한 판마다 순위가 뒤집히던 그 시기의 긴장을 그대로 담고 있다. 관중 몇이 놀라 뒤로 물러나며 손을 짚는 모습에서, 이 승부가 이미 여러 차례 뒤집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왼쪽 중앙에 나란히 놓인 두 켤레의 신발은 두 사람의 누적 전적을 상징한다. 재질이 서로 다른 것을 두고 학계에서는 "격차가 있었다"는 해석과 "그냥 취향 차이"라는 해석이 팽팽히 맞선다.

마지막으로, 관중 중 한 인물의 손이 좌우가 뒤바뀌어 그려졌다는 오랜 지적이 있다. 단원의 실수라는 설이 유력하나, 점수 집계 오류에 대한 당대의 항의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다만 그려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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