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실록(該成實錄): 전장(戰場)의 역천(逆天)

一. 서(序)
나는 오랜 세월 전장을 누벼왔다. 소환사의 협곡이라 불리는 그 땅에서, 나는 스스로의 실력에 자부하였다. 아이언에서 브론즈로, 실버에서 골드로, 그리고 그 위로. 나는 늘 위에 있었고, 도진은 늘 그 아래에 있었다.
고백하건대 나는 그것을 즐겼다. 도진을 볼 때마다 나는 그의 점수를 입에 올렸다. 롤러와 일족 사이에서 이는 하나의 전통이 되었고, 나는 그 전통의 창시자로서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이 실록은 그 자랑이 어떻게 무너졌는가를 기록하는 글이다. 부끄럽지만, 사실이니 적어야겠다.
二. 놀림의 시대: 나의 전성기
그 시절 나의 하루는 도진의 점수를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눈을 뜨자마자 그의 랭크를 확인하고, 그대로임을 확인할 때마다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나는 도진을 볼 때마다 그의 점수를 놀렸다. 도진은 그저 웃을 뿐 반박하지 않았다. 나는 그 웃음을 인내로 여겼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별생각이 없었다. 그저 재미있었을 뿐이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 웃음이 무엇을 감추고 있었는지 나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三. 내가 놓친 것
나중에야 알았다. 내가 그를 놀리는 동안, 도진은 매일 밤 홀로 협곡에 들어 정진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그것을 전혀 몰랐다. 나는 그저 내 점수만 확인하고, 그의 점수와 비교하며 우월감에 젖어 있었을 뿐이었다.
돌이켜보면 이런 말이 있다. "웃음을 받는 자는 두 부류다. 웃음으로 무너지는 자와, 웃음을 양분 삼아 자라는 자." 나는 도진이 전자일 것이라 확신했다. 완전히 틀렸다.
四. 역전의 날: 나의 손이 멈춘 순간
그날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나는 늘 하던 대로 도진의 점수를 확인하러 접속했다. 그리고 화면의 숫자를 보는 순간, 내 손이 멈췄다.
도진의 점수가 내 점수를 넘어서 있었다.
나는 세 번을 다시 확인했다. 새로고침을 하고, 로그아웃했다가 다시 접속하고, 심지어 다른 기기로도 확인했다. 숫자는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도진, 그놈은 나에게 이렇게 고하였다.
"송구하옵니다, 송구하옵니다. 소인이 너무 잘하여 송구할 따름이옵니다 ㅠ"
이 말을 들은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것은 사죄가 아니라 선전포고였다. 놀림이란 부메랑과 같아서, 언젠가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그리고 그 부메랑은 이번에 유독 아프게 날아왔다.
五. 설상가상(雪上加霜): 황성현의 난입
역천의 소식이 퍼지자, 어디선가 황성현이라는 자가 나타났다. 그는 평소 잠잠히 있다가도 남의 굴욕에는 귀신같이 나타나는 재주가 있었다. 그가 나를 보며 던진 한마디는 다음과 같았다.
"다딱이는 끼지말라니까."
다딱이, 다이아몬드에 겨우 걸친 자를 조롱하는 그 말을, 하필 이 순간에 나에게 던진 것이다. 나는 반박하고 싶었으나, 도진의 점수가 내 점수를 넘어선 마당에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는가. 나는 그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도진은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다가,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았다.
"이는 실로 사실이 아니옵니까."
짧지 않은 문장이었으나, 그것이 내 가슴에 박히는 무게는 실로 육중하였다.
六. 예언이 되어버린 나의 대사
돌이켜보면 나는 예전에 도진이 나에게 "솔로랭크가 무엇입니까?" 물었을 때, 이렇게 답한 적이 있었다.
"아무것도 아니다... 모든 것이기도 하고."
그때 나는 이것을 초연함의 상징으로, 마치 랭크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 고수의 여유처럼 뱉었었다. 그러나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 말은 예언이었다. 다만 그 예언의 주인공이 내가 아니라 도진이었을 뿐이다. 솔로랭크는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었다가, 도진이 나를 넘어서는 순간 모든 것이 되어버렸다. 내 입으로 뱉은 말에 내가 발등을 찍힌 셈이다.
七. 내가 얻은 깨달음
지금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잘못했는가. 답은 명확하다. 나는 도진을 낮춤으로써 즐거움을 얻었지만, 그 즐거움은 도진에게 매일 아침 스스로를 채찍질할 이유가 되어주었을 뿐이었다. 나는 웃었고, 그는 이를 갈았다. 결국 웃던 나는 웃음의 대가를 치렀고, 참던 그는 인내의 열매를 거두었다. 게다가 황성현이라는 불청객까지 가세하여 나의 굴욕을 완성시켰다.
인정하기 싫지만, 이것이 진실이다.
八. 결(結): 그리고 다짐
이날 이후로 나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도진의 점수를 확인하는 것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희롱을 위해서가 아니라 두려움 때문이다.
그러나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나는 롤러와의 수장이다. 이 실록의 二편은 반드시 내가 다시 역전하는 날의 기록이 될 것이다. 도진, 그리고 황성현, 기다려라. 나는 조용히 정진할 것이다. 이번엔 내가 웃을 차례다.